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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시기는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사회와 인간, 삶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이때 접하는 좋은 영화 한 편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인생의 방향을 고민하게 만들고 감정의 결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감성적 깊이와 철학적 메시지를 함께 담은 영화 3편, ‘미나리’, ‘중개인’, ‘드라이브 마이카’를 대학생 필독 리스트로 선정해 소개합니다. 세 영화 모두 인생의 본질과 인간관계, 감정의 복잡함을 통찰 있게 담아내며, 한 번쯤 사유해 볼 만한 질문들을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미나리: 뿌리내림의 의미를 되묻는 이야기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는 미국에 이민 온 한인 가족의 삶을 그린 영화로, 이민자 정체성과 가족의 의미, 세대 간의 이해와 갈등을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특히 어린 아들 데이빗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가족 이야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정의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미나리’는 단지 이민자의 고달픔을 담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내가 뿌리내릴 곳은 어디인가”에 대한 보편적 질문을 던집니다. 아버지 제이콥은 자립과 성공을 위해 무모한 도전을 반복하고, 어머니 모니카는 안정과 가족의 안전을 먼저 생각합니다. 이 둘의 충돌은 단지 가정의 갈등이 아니라, 인간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충돌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할머니 순자가 등장하며 한국적 정서와 전통, 가족의 끈이 더 강하게 드러나고, 미나리라는 식물은 그 자체로 회복과 적응, 생명력의 상징으로 작용합니다. 대학생이라면 ‘미나리’를 통해 삶의 방향성과 뿌리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중개인: 가족의 경계와 인간다움에 대하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중개인’는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해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한 영화입니다. 베이비박스를 둘러싼 아이의 거래라는 무거운 소재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따뜻한 시선으로 인간의 복잡한 사연과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갑니다. 주인공 상현(송강호 분)은 아이를 사고파는 불법 중개인이지만, 그의 행동 뒤에는 가난, 상처, 책임이라는 현실이 얽혀 있습니다. 상현은 불완전한 인간이지만 아이를 향한 진심만큼은 그 어떤 부모보다 진실합니다. 영화는 이처럼 전통적인 가족의 정의를 해체하고, 선택과 관계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보여줍니다. 특히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모두 상처를 가진 이들로, 서로를 통해 조금씩 회복해 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는 ‘가족은 혈연이 아니라 이해와 공감으로 만들어진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오늘날 불확실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대학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중개인은 도덕적 옳고 그름을 쉽게 판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사이의 회색지대를 보여주며,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양가적 감정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듭니다. 자신이 가진 편견, 가치관,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대학생이라면 꼭 봐야 할 작품입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 침묵 속에서 들리는 진실
‘드라이브 마이 카’는마이카’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연출한 일본 영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을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아내를 잃은 연극 연출가 가후쿠와, 그의 전용 운전기사 미사키의 관계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상실과 회복, 인간의 내면을 조용히 들여다봅니다. 영화는 많은 장면에서 침묵을 활용합니다. 말로 설명하지 않는 장면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특히 차량 안에서 두 인물이 주고받는 짧은 대화는 진심, 상처, 회피, 용서 등 다양한 감정을 함축하고 있으며, 대학생들이 경험하게 되는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연극이라는 형식을 통해 ‘삶은 무대이고, 우리는 배우일 뿐’이라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아냅니다. 실제로 가후쿠는 무대 위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지만, 현실에서는 침묵과 회피로 일관합니다. 이 모순된 모습은 많은 청춘들이 겪는 내면의 혼란을 대변합니다. ‘드라이브 마이카’는 인간의 감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치유가 얼마나 느릴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정답을 주지 않고, 질문만을 던집니다. 바로 그런 점이 대학생 시기에 꼭 필요한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미나리’, ‘브로커’, ‘드라이브 마이카’는 각각의 방식으로 인간관계, 삶의 방향, 감정의 진폭을 다루며 대학생 시기에 꼭 한 번은 봐야 할 인생 영화들입니다. 이 영화들은 단순한 흥행작이 아닌, 내면을 흔들고 사고를 자극하며 인생의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가게 만드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책 한 권을 읽는 것보다 더 많은 질문을 던져주는 이 영화들, 오늘부터 한 편씩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요?